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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DB ③] ‘그래프 RAG’로 환각 차단 가능…RDB 대체재 아닌 상보 관계
2026.02.03 14:25
  • 작성자 관리자
  • 조회 2,054


| 잠들어 있던 그래프DB, AI 환각 방어선으로 ‘화려한 귀환’
| 지식 파편 엮는 온톨로지 기술, 지능형 에이전트 사고 설계도로 부상


5년 전, 국내 IT업계를 강타했던 기술이 있다. 바로 그래프DB(Graph Database)다. 데이터를 정형화된 틀에 가두지 않고 데이터 간의 관계를 기억한다는 점에서 그래프DB는 인간의 사고방식과 가장 닮아있다. 관계를 토대로 다양한 인사이트를 발굴할 수 있기에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당시 국내 IT산업은 미흡한 기술 생태계와 성숙하지 못한 시장이었기에, 그래프DB는 ‘어렵고 비싼 기술’이라는 낙인이 찍힐 수밖에 없었다. 결국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생성형 AI의 아킬레스건인 ‘환각’ 이슈가 그래프DB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지식의 체계를 정의하는 온톨로지와 관계를 추적하는 그래프DB를 결합해 AI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해법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제 그래프 DB는 단순한 저장소를 넘어, AI가 비즈니스 맥락을 이해하게 만드는 ‘사고(思考)의 설계도’로 재정의되고 있다. 3회에 걸쳐 그래프DB를 조명해 본다.



‘그래프 RAG’로 할루시네이션 차단 가능

온톨로지 그리고 그래프 DB 기술이 생성형 AI와 결합한 것이 바로 ‘그래프 RAG(Graph RAG)’다. 기존 검색 증강 생성(RAG)이 단순히 키워드가 포함된 유사 문서를 찾아 힌트로 줬다면, 그래프 RAG는 질문을 비즈니스 개념으로 해석하고 그래프상의 연결 경로를 탐색해 ‘검증된 지식’만을 AI에게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많이 쓰이는 DB가 있다. 바로 벡터DB(VectorDB)다. 벡터DB는 본질적으로 ‘유사도 기반 검색 엔진’이다. 질문과 문맥이 비슷한 문서를 찾는 데는 탁월하지만, 정보 간의 인과관계나 구조적 맥락을 ‘추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벡터DB 구축 시 문단을 기계적으로 자르거나 토큰 단위로 분리하다 보면, 문맥이 끊기거나 엉뚱하게 잘린 문단을 근거로 가져와 답변 품질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발생한다. 데이터 용어가 조금만 달라져도 벡터 공간에서는 전혀 다른 데이터로 인식되는 문제도 있다.

반면 그래프DB는 용어가 달라도 온톨로지를 통해 ‘의미적 관계’가 연결돼 있다면 이를 동일한 맥락으로 파악한다. 즉 벡터DB가 ‘비슷한 정보’를 찾는다면, 그래프DB는 ‘연결된 지식’을 찾아낸다.



 그래프 RAG 구조 (출처: 네오포제이)
그래프 RAG 구조 (출처: 네오포제이)


그래프 RAG는 온톨로지로 정의된 개념 간의 관계를 근거로 답을 생성한다. 이는 AI가 확률적으로 그럴듯한 답을 지어내는 뉴럴 네트워크의 불안정성을 보완하고, 틀린 추론을 할 자유도를 구조적으로 차단한다. LLM은 ‘비슷한 문장’이 아니라, 정의된 관계를 통해 검증된 정보 경로를 기반으로 참고 자료를 제공받게 되며, 이는 기업이 요구하는 신뢰성, 거버넌스를 확보하는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

물론 그래프 구조 안에 벡터 정보도 함께 포함시킬 수 있다. 구조화된 맥락 정보(그래프)와 비정형 텍스트의 유사도 정보(벡터)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어, 검색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결국 그래프 RAG는 벡터DB의 한계를 그래프의 논리적 구조로 보완해, AI가 단순히 비슷한 말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답’을 추론하도록 만드는 진화된 형태의 검색 기술이다.



AI 에이전트의 ‘사고의 틀’로도 활용…‘피지컬 AI’로 확장도

단순한 질의응답을 넘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행동하는 ‘AI 에이전트(Agentic AI)’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온톨로지 역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온톨로지가 AI 에이전트에게 있어 ‘사고의 기준 프레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AI 에이전트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단계를 거쳐 최적의 행동을 선택해야 하는 복합적인 시스템이다. 그러나 온톨로지 없이 단순히 방대한 데이터만 학습한 모델은 내부 작동 원리를 알 수 없는 ‘블랙박스’와 같다.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어떤 근거로 판단했는지 설명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는 결함이나 오류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추적하기 어렵게 만들며, 신뢰가 생명인 기업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하지만 온톨로지가 적용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온톨로지는 AI 에이전트에게 단순히 지식을 많이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조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에이전트는 “A 규정에 따라 B 행동을 선택했고, 이는 C 결과로 이어진다”는 식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게 된다. 즉 에이전트가 단순한 ‘블랙박스 자동화’ 도구를 넘어, 검증 가능하고 관리 가능한 의사결정의 주체로 작동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의 틀’로 인해 향후 AI는 ‘지식 기반 피지컬 AI(Physical AI)’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생성형 AI가 디지털 정보 처리에 머물러 있다면, 미래의 AI는 온톨로지로 정의된 비즈니스·물리 개념을 통해 설비, 로봇, 센서, 공정 등 물리적 대상까지 하나의 지식 그래프로 통합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제조 현장에서 설비 이상이 발생했을 때, AI가 단순히 “이상이 발생했다”는 알람을 울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래프DB에 연결된 관계 구조를 통해 ‘설비 상태-공정-품질-안전 규칙’의 관계를 추론한다. 이를 통해 “왜 문제가 발생했고, 어떤 조치를 하면 품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계산해 로봇이나 자동화 시스템에게 실행 가능한 판단을 내리는 식이다.

이는 AI를 단순한 반응형 자동화에서 맥락을 이해하고 책임 있는 판단을 내리는 지능형 시스템으로 진화시키는 기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는 사람이 일일이 판단해야 했던 복잡한 인과관계를 AI가 그래프 구조를 통해 스스로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

AI가 가상 공간을 넘어 현실 세계의 물리적 복잡성을 이해하고 제어하기 위해서는 물리 세계의 규칙과 관계를 정의한 온톨로지와 이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그래프DB가 필수적이다.



RDB 대체재 아닌 상호 보완 관계

그렇다면 그래프DB로 인해 기존 관계형 데이터베이스(RDB)는 사라지게 될까. 업계 관계자들은 “그렇지 않다. RDB와 그래프DB는 각자 잘하는 영역이 명확히 다르기에 대체가 아닌 상호 보완의 관계다”라고 입을 모은다.

회원 관리나 금융 거래 트랜잭션처럼 데이터 구조가 정형화돼 있고 안정성이 최우선인 운영(OLTP) 시스템에서는 여전히 RDB가 가장 강력하고 효율적이다. RDB는 이미 기업 내에 견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으며, 이를 그래프DB로 전면 교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필요하지도 않다. 그래프DB를 메인 OLTP로 도입해 검증된 사례 역시 드물다.

다만 그래프DB는 RDB가 취약한 ‘관계 분석’과 ‘유연성’ 영역에 강점이 있다. 최근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나 트랜잭션 중심으로 데이터 환경이 변하면서, 데이터 간의 복잡한 연결을 분석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RDB만 써오던 기업들도 RDB로 해결되지 않는 복잡한 분석 니즈를 체감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래프DB를 병행 도입하는 추세다.

미래 기업의 데이터 아키텍처는 운영은 RDB로 하되, 분석이나 AI 학습용 데이터는 그래프DB로 연결해 처리하는 ‘하이브리드’ 형태가 표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RDB의 스키마는 경직돼 있지만 그래프DB는 스키마를 유연하게 변경할 수 있어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엔코아에 따르면, 기존 데이터를 그래프DB 형태로 보여달라는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운영은 RDB로 하더라도 분석이나 인사이트 도출을 위해 그래프DB를 병행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또한 그래프DB 기술 인력 부족 문제나 인프라 환경이 해결됨에 따라 이러한 하이브리드 모델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엔코아 전종희 온톨로지컨설팅팀 책임은 “RDB로 해결되지 않는 복잡한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히 정의하고, 해당 부분에 한정해 그래프DB를 도입해 RDB의 빈틈을 메우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도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RDB가 못하는 추론과 맥락의 영역을 그래프DB로 확장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법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래프 DB 인기순위 (출처: DB엔진닷컴)
그래프 DB 인기순위 (출처: DB엔진닷컴)


‘네이티브 그래프’와 ‘RDB 기반 그래프 레이어’ 등 2가지 형태 솔루션

현재 국내 그래프DB 시장은 성숙하지 못한 상황이다. 2021년 국내에서 관심을 끌었던 시기가 있었지만, 도입 비용과 난이도 그리고 인프라 기술 등 여러 이유로 명맥만 이어왔다. 당시 주요 핵심 플레이어 중 하나였던 타이거그래프는 메가존을 비롯해 여러 총판사들과 전방위로 파트너십을 확장했지만, 결국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타이거그래프의 솔루션의 GSQL이라는 전용 언어가 배우기 어렵고 사용자 친화적이지 못해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러한 타이어그래프의 사례는 최근 그래프DB 솔루션들이 쿼리 언어를 표준화하고 편의성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2026년 1월 기준 국내에서 그래프DB 사업을 하는 곳은 글로벌 1위 기업인 네오포제이, 그리고 네오포제이의 솔루션과 함께 여러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엔코아, 포스트그레SQL 기반 그래프DB를 제공하는 SKAI(구 비트나인) 등이 극소수다. 물론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들도 관리형 서비스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는 있다.

먼저 시장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솔루션은 네오포제이다. 네오포제이는 사용자 편의성이 높고 다양한 편의 기능을 갖춰 개발자들 사이에서 진입 장벽이 낮은 것이 강점이다. 엔코아 측은 “네오포제이는 데이터가 저장될 때 다양한 수학적 알고리즘을 활용할 수 있어, 복잡한 파이썬 라이브러리 연산 없이 사이퍼 명령어 몇 줄만으로 예측과 분석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오포제이는 온프레미스 방식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버전도 제공해 기업이 서버 사양과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도입할 수 있다.

국내 기업인 SKAI(구 비트나인)는 하이브리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네오포제이가 데이터를 네이티브 그래프(Native Graph)로 저장하는 방식이라면, SKAI는 오픈소스 관계형 DB인 포스트그레SQL 위에 그래프 레이어를 얹은 형태를 띤다. SKAI의 아젠스그래프(AgensGraph)는 RDB의 안정성과 그래프의 연결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을 취하며 이는 기존 RDB 환경에 익숙한 기업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기업들은 그래프DB 다운 형태로 데이터 저장 구조를 채택할지, 아니면 RDB 위에서 표 형태로 저장하되 그래프 쿼리를 가능하게 만들지를 선택해야 한다.

최근에는 별도의 설치 없이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그래프DB 서비스도 확대되는 추세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넵튠(Neptune)이나 주요 CSP들이 제공하는 관리형 서비스들은 인프라 관리 부담을 줄이려는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네오포제이 역시 클라우드 버전이 여러 개로 나뉘어 있어 고객이 원하는 사양과 버전을 선택해 구입할 수 있다. 클라우드 환경이 그래프DB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터뷰] “온톨로지 표준 템플릿과 AIPP 결합해 GDB 혁신 지원”

(왼쪽부터) 엔코아 온톨로지컨설팅팀 정성재 수석, 김지영 팀장, 전종희 책임
           왼쪽부터) 엔코아 온톨로지컨설팅팀 정성재 수석, 김지영 팀장, 전종희 책임


Q. RDB에 추가로 그래프DB를 병행 도입할 때, 진입장벽은 무엇인가.

김지영 팀장: RDB와 그래프DB의 데이터 모델링 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으나, 가장 큰 어려움은 ‘활용 목표 설정’과 ‘정교한 모델링’의 난이도다. 그래프DB로 무엇을 해결할 수 있을지 막막해하거나, 기존 데이터를 어떻게 그래프 구조로 변환해야 할지 어려워하는 고객이 많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엔코아는 금융, 제조, 의료 등 산업 도메인별 ‘온톨로지 표준 템플릿’을 제공하고 있다. 검증된 산업별 표준 모델 위에 고객 고유의 데이터를 매핑하는 ‘표준+확장’ 방식을 통해, 백지상태에서 시작하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구축 효율을 높이도록 돕고 있다.

Q. 엔코아가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면.

정성재 수석: 현재 ‘AIPP’라는 AI 에이전트 생성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 관리와 이기종 간 SQL 변환 자동화를 지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지식과 정보를 엮어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가령 의료 도메인의 공통데이터모델(CDM)처럼 산업별로 정의된 표준 온톨로지를 기반으로 질병 관계 분석, 비용 분석 등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템플릿 형태의 서비스가 될 것이다.

Q. 향후 국내 그래프DB 시장을 전망한다면.

전종희 책임: 그래프DB와 온톨로지는 ‘기업 맞춤형 AI’의 표준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기업 AI의 경쟁력은 모델 성능보다 기업 고유의 데이터와 업무 규칙을 얼마나 정확히 반영하느냐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3~5년 내에는 디지털 지식을 넘어 설비, 로봇 등 물리 세계를 이해하는 ‘지식 기반 피지컬 AI’로 확장될 것이다. AI가 맥락을 이해하고 책임 있는 판단을 내리는 데 있어 그래프DB가 핵심 ‘두뇌’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아이티데일리 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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